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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코인도란] 암호화폐, 언제나 오르지는 않는다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30~40% 폭락
中 코인 전면 금지·머스크발 요인 작용
이번주, 페이스북 실적 발표 주목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폭락 이후 이어진 대세 상승장에 너무 길들여졌나보다. 2018년 대폭락장을 겪었는데도, 코인 시장은 늘 우상향한다고 믿었다.(혹은 믿어버리게 됐다) 다들 시장의 무서움을 잊어갈 때 쯤, 대폭락이 왔다. 하루 새 비트코인이 30%,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은 40%가 떨어졌다. 레버리지로 투자한 이들은 청산을 맞았고, 이른바 ‘존버’족의 평가액은 반토막이 났다.
 

시장에선 무슨 일이=이유는 모르지만 폭락이 왔다

 
역동의 한 주였다. ‘부처님 오신 날’(19일), 투자자들에게 자비는 없었다. 극악한 하루였다. 3만6000달러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 가격이 10분도 안 돼 3만 달러로 추락했다. 왜 떨어졌을까. 딱 부러지는 이유가 없다. 시장의 센티멘트(분위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악재가 터졌다.
 
가장 눈에 띄는 악재는 중국의 코인 전면 금지 뉴스다. 중국인터넷금융협회·은행업협회·지불청산협회는 18일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삼는 행위와 환전 서비스, 그리고 그 어떤 파생상품도 금지한다’고 회원사들에 공문을 내려 보냈다. 중국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의 모든 기업은 이들 협회 소속이다.
 
어째 기시감이 있다. 사실 중국은 2017년 9월부터 코인 거래를 금지했다. 중국 정부의 조치에 당시 바이낸스나 후오비 등 중국계 거래소가 모두 해외로 나갔다. 거래소를 통한 거래는 어려워졌지만, 은행계좌와 위챗페이 등 간편 결제 시스템을 통해 개인 간 거래는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다시 한 번 코인 금지 방침을 천명한 거다. 평소 같았으면 FUD(공포·불확실·의심)라고 무시했겠지만, 센티멘트가 부정적으로 기운 상황에선 기존 방침을 재탕하는 것도 큰 악재였다.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코인 시장의 단골 악재 ‘테더 리스크’가 이번에도 부각됐다. 테더라는 회사는 1달러에 대응하는 USDT라는 코인을 만들어냈다. 법정화폐로 비트코인을 사기 어려운 이들도 USDT가 있으면 비트코인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코인 시장 확장에 기여했다. 문제는 1USDT를 발행하려면 1달러를 예치금으로 준비해 둬야 하는데, 테더사가 진짜 USDT 발행량에 맞는 달러를 들고 있는지 시장 모두 반신반의했다. 2년여에 걸친 뉴욕검찰과의 소송 끝에 처음으로 예치금 현황이 공개됐는데 결과가 충격적이다. 현금 비중이 3.87%에 불과하다. 테더사 측의 주장대로 중요한 건 현금이 아니라 ‘유동성’일 수 있다. 하지만, 분위기가 안 좋다 보니 시장은 악재로 해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AP=연합뉴스]
 
무엇보다 시장의 센티멘트 붕괴를 촉발시킨 건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다. 테슬라는 1분기 실적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매도로 1억100만달러 차익을 거둔 사실을 공개했다. 전체 15억달러 가운데 10%만 팔았다지만 투자자들은 배신감을 느꼈다. 비트코인은 내재가치가 없다. 법정화폐와 마찬가지로 믿음으로 가치가 유지된다. 법정화폐는 국가에 대한 믿음이고, 비트코인은 참여자들이 가치가 있다고 믿는 믿음이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수는 일반인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믿음을 공고히 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했는데 매도라니…. 투자자들의 믿음을 흔들어버렸다.
 
지난 12일에는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발표했다. 환경 이슈 때문이라는데 비트코인 근본주의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13일에는 향후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팔아치울 수 있다고 분석한 트위터 게시물에 “정말이다(Indeed)”라는 댓글을 달았다. 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어 그는 다시 트위터를 통해 “추측을 명확히 하기 위해, 테슬라는 어떤 비트코인도 팔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어쨌든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수급 측면에서 급락을 주도한 건 고래들(세력) 싸움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급락을 전후해서 지난해 코로나19 쇼크 때보다 더 많은 비트코인이 거래소로 입금됐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평소 주요 매도 세력이었던 채굴자들은 비트코인을 그대로 들고 있는 반면, 거래소 밖에서 고래들이 엄청난 양의 비트코인을 입금했고, 이어 투매가 나왔다.  
 
투매로 가격이 급락하면서 마진 거래나 대출 플랫폼을 이용하던 사람들의 청산물량까지 시장에 쏟아지면서 더 가파른 하락을 불렀다. 대출 플랫폼서 청산을 막기 위해 너도나도 코인을 옮기다 보니 이더리움 체인의 경우 가스 기위(수수료)가 1000을 넘어서기도 했다(보통은 100 안팎이다).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은 아예 멈춰섰다. 디뱅크 데이터에 따르면, 20일 대출 플랫폼서 총 6억6200만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이전 최대 기록은 2월 22일의 1억2960만 달러다. 하루 평균 디파이 플랫폼 자금 청산 규모는 100만~500만 달러 수준이다.
 

위클리 코인=비트코인, 역시 대장주

 
역시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 도미넌스(점유율) 40%선이 깨지면서 시장에선 비트코인 시대가 저물었다는 말이 나왔다. 과거에는 비트코인이 있어야 알트코인 거래가 가능한 BTC 마켓이 주를 이뤘다. 지금은 스테이블코인(USDT·USDC·BUSD 등)이 대세를 이루면서 비트코인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거다. 무너지지 않을 듯했던 도미넌스 40%가 깨지면서 알트코인 전성시대가 열리는가 싶었다. 하지만, 대장은 역시 대장이었다. 비트코인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알트코인은 폭락했다. 잘 버티는가 싶었던 이더리움도 무너지면서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빠르게 40% 선을 되찾았다. 비트코인의 강점은 떨어질 때 덜 떨어지는 거였다.
 

이번 주는 뭘 봐야 할까?=연준과 페북을 봐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는 자신의 애완 염소 두 마리의 이름을 각각 '비트코인'과 '맥스(Max)'로 지었다고 소셜 미디어에 발표했다.[사진 저커버그 페이스북]
 
19일 공개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논의 가능성이 담겼다. 코인을 포함한 자산시장 전반이 연준의 일거수 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25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브랜드 연은 총재 연설과 랜들 퀼스 연준 부의장 연설이 각각 예정돼 있다. 27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물가 지표 급등과 미국의 유동성 축소 움직임에 대한 한은의 결정이 주목된다.
 
26일은 페이스북 실적발표일이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 CEO는 자신의 SNS에 ‘내 염소: 맥스와 비트코인’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코인 투자자들의 ‘희망회로’를 가동시켰다. 페이스북이 비트코인 투자에 나섰거나, 최소한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한다는 코멘트를 보고 싶을 게다. 딱히 호재가 없는 시장에 페이스북이 뭔가를 내놓을지 지켜보자.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 고란 기자
 
※필자는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의 대표이자, 유일한 기자이자, 노동자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어려운 말로 ‘미디어 리터러시’)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주식·부동산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최근 시장 무서운 줄 잊고 레버리지로 투자하다 큰 손실을 본 후, 생계형 기자 모드로 전환했다(독자분들도 신용 거래는 조심하셔라. 여기 반면교사가 있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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