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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경연장 CES 2025…미래 흐름 예측할 수 있어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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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에서 혁신상을 받은 핀테크 기업 모핀의 김준모 대표가 CES 체험기를 본지에 보냈다. <편집자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입성하는 과정부터 힘들었다. 항공권에 문제가 생겨 중간 경유지인 미국 시애틀에서 내렸다가 다시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CES 2025가 개막하는 7일(현지 시간) 오후에야 행사장에 도착했다. 숙소에 짐부터 내리고 바로 행사장으로 향했다. CES에 참여한 글로벌 인사들의 기조연설이 이어지는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는 첫날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이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기조연설 2~3시간 전부터 행사장에 사람이 몰려왔을 정도라고 하니 몇 년 만에 CES에 온 젠슨 황의 인기를 실감했다. LVCC 센트럴홀 글로벌 기업들 부스로 가득글로벌 기업들의 부스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에 마련되어 있다. 삼성전자·LG전자·소니·캐논 등의 기업 부스가 눈에 띈다. CES에서 메인 부스로 꼽히는 곳이 바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다. LG전자 부스는 생활에 스며든 인공지능(AI)을 구현했다. 시간대 별로 사람의 일상을 구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오전 8시 조이의 온디바이스 AI, 오전 10시 라이더 비전 AI 모빌리티, 오후 12시 라이더의 그램 AI, 오후 6시에는 앨버트 & 그레이스의 ThinQ ON, 오후 8시 라일리의 오디오블 AI, 그리고 오후 10시에는 라일리의 WebOS AI를 AI 가전 별로 전시했다. 전시 콘셉트는 ‘미래 모빌리티’라는 단독 테마인데, 부스 한 가운데 어마어마한 크기의 세계 최초 무선 4K OLED TV가 설치되어 있었다. 많은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 인기 전시물이다.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초개인화된 맞춤형 AI를 제공하는 부스를 선보였다. 삼성 가전을 중심으로 다양한 파트너사들의 제품이 에워싸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스마트싱스가 추구하는 ‘연결’이라는 주제를 체험할 수 있었다. 관람객이 궁금해하는 TV나 로봇 대신 현대자동차 아이오닉9 차량과 삼성중공업이 개발하고 있는 ‘자율 항해 선박’ 모형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참가 기업 중 가장 넓은 3368㎡(약 1019평) 규모의 공간을 사용했다고 한다. 혁신상 수상작 베네시안 엑스포에서 볼 수 있어컨벤션센터 북쪽 홀은 눈길을 사로잡는 기술 경연장이었다. AI·핀테크·사물인터넷·스마트시티 등의 분야에서 기술을 뽐내는 기업들의 부스들이 이곳에 마련되어 있다. 스타트업과 여러 작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술력을 소개하기 위해 크고 작은 다양한 부스들이 마련되어 있다. 모핀도 이곳에 부스를 마련했다. 이스라엘의 AI 기업 크레논의 관계자들이 모핀의 부스를 찾아서 데이터 추출 기술과 분석 그리고 가공 등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매년 CES에서 300여 기업이 혁신상(Innovation Awards)을 받는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33개 분야에서 전 세계 수상기업 292개사를 선정했다. 이중 129개 기업이 한국 기업이다. 이렇게 다양한 혁신상 수상 기업과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베네시안 엑스포다. 혁신상을 받은 기술의 면모를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다. 한국의 지자체 광주시·성남시를 포함해 코트라(KOTRA)와 같은 기관들이 마련한 부스도 이곳에 있다. LVCC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눈에 띄는 기업 부스가 몇 곳 있다. 그중의 한 곳이 델타항공이었다. 개막일 오후에 에드 바스티안 미국 델타항공 CEO가 라스베이거스 대형 공연장인 스피어 무대에 올랐다. 창사 100주년을 맞아 향후 비전을 발표하기 위해서였다. 글과 사진으로만 봤던 지구 모양과 흡사한 거대한 스피어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호이기도 했다. 바스티안 CEO의 키노트는 마치 비행기를 탄 느낌이 드는 이벤트처럼 느껴졌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유튜브 뮤직에 내장된 AI 기반 도우미인 델타 컨시어지라는 AI 비서도 확인할 기회였다. CES 2025의 메인 후원 기업인 소니와 혼다의 합작 전기차 기업 아피라(Afeela)는 CES 현장에서 신차를 론칭했고, 심지어 선주문도 받았다. 또한 파나소닉그룹은 글로벌 공급망을 넓히기 위한 파나소닉 고(Panasonic Go) 출시 소식을 발표했다. 창작자의 공간(Creator Space)에서는 각 미디어 매체에서 온·오프라인 현장 중계를 시간대별로 주제를 달리 구성하여 인터뷰이와 함께 진행했다. 이 글은 7일(현지 시간)부터 8일까지의 짧은 체험기다. 그 넓디넓은 전시장 곳곳을 이틀 동안 모두 돌아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발걸음 닫는 곳마다 볼거리가 가득했고, 각 부스는 첨단 기술의 집합체처럼 보일 정도였다. 무엇보다 CES 2025 현장 곳곳에서 한국 기업의 이름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는 게 놀라웠다. K-브랜드의 힘을 CES 2025에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2025.01.09 14:55

3분 소요
3160만개의 미니홈피 복원…싸이월드 서비스 내년 다시 문 연다

IT 일반

도토리와 미니홈피로 대표되는 싸이월드가 부활한다. 3160만개의 미니홈피와 170억건의 추억의 사진이 내년 싸이월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복원에 들어간다. 2001년 서비스 시작 후 성장세를 기록했던 싸이월드는 2017년부터 오랫동안 파행 운영 및 잦은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추억의 서비스로 남겨졌다. 인스타그램 등의 글로벌 SNS 서비스가 선점한 이 시장에서 추억의 싸이월드가 다시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까.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싸이월드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싸이커뮤니케이션즈(이하 싸이컴즈)가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정식 출시되는 싸이월드 서비스의 방향과 콘셉트를 발표했다. 싸이컴즈는 싸이월드 사업을 위한 지난 9월 설립한 특수목적 회사다. 지난 11월 싸이월드 사업권 및 자산 인수를 마치고 싸이월드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다. 기존 3200만명의 회원 데이터, 3160만개의 미니홈피와 170억건의 사진 데이터를 이관하면서 서비스 복원을 준비 중이다. 싸이컴즈가 인수한 데이터는 3페타바이트(PB) 규모에 이른다. 싸이컴즈는 이를 복원 중이다. PC 기반이었던 서비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서비스로 보여줄 계획이다.싸이컴즈는 추억의 싸이월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서비스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바이트와 싸이컴즈를 이끌어가는 함영철 대표는 “최종 리부트 프로젝트라는 생각으로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소셜 미디어 속에 싸이만의 감성 SNS로 다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싸이월드 복원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서버와 데이터베이스 및 도메인 등 싸이월드에 관련된 모든 것을 양수했다고 밝혔다. 싸이컴즈는 싸이월드의 현대적인 복원을 위해 ‘탄탄한 팀’을 구성했다. 다음 뉴스 및 아고라 등의 대형 서비스를 기획·마케팅·개발 등을 맡은 멤버와 투바이트의 개발자 등을 투입했다. 또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과거 서비스에 준하는 데이터 복원을 계획하고 있다. 류지철 CTO는 “모든 데이터를 확보하고 조사해 빠짐없이 데이터를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서비스에서 사용 가능한 포맷으로 변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변환 및 검증 작업은 내년 2분기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싸이월드는 동시접속 100만 가능한 서비스로 선보이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싸이월드만의 감성 SNS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사람’을 중심에 놓는 것이다. 함 대표는 “‘사이좋은 사람들’이라는 최초 모토를 현대적이고 세련되게 복원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싸이월드는 개인의 기록과 유의미한 교류에 중점을 두고 설계 중이다. 대표적인 기능으로 ‘마이홈’과 ‘클럽’이 꼽힌다. 마이홈은 앱의 첫 화면이자 사용자의 개인 공간으로 사진을 업로드하고 글을 쉽게 작성할 수 있다. 클럽은 게시글이 아닌 채팅 중심으로 운영된다. 싸이월드 사용자의 캐릭터였던 ‘미니미’는 기존 도트 디자인에서 3D 비주얼로 제작된다. 예전처럼 사용자 취향과 개성에 따라 꾸밀 수 있는 기능이 적용된다. 싸이컴즈는 싸이월드를 기반으로 게임 사업까지 확대할 가능성도 발표했다. 함 대표가 가진 글로벌 게임 서비스 경험을 더해 시너지를 이끌어 낸다는 목표다. 싸이월드는 내년 정식 출시를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함 대표는 “싸이월드 재개 소식에 기존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사연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여전히 싸이월드는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이 담긴 소중한 공간, 국민 서비스 라는 것을 싸이컴즈 모든 구성원이 공감하게 됐다”며 “이 염원에 힘입어 IT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인력들과 함께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개발해서 내년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또한 “코인 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 대표는 SK컴즈 시절 싸이월드를 기획하고 운영했던 원년 멤버를 만난 것도 공개했다. 그는 “싸이월드 원년 멤버들은 지금도 연락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싸이월드를 복원하는 데 원년멤버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할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고마웠다”고 설명했다. 함 대표는 2004년부터 다음커뮤니케이션 기획팀에서 다음 뉴스와 아고라, 스포츠 등의 서비스를 기획했다. 이후 넥스코리아 P2팀 팀장 및 펄어비스 전략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글로벌 게임 아웃소싱 및 퍼블리싱 전문기업 ‘투바이트’를 설립해 대표를 맡고 있다.

2024.12.11 11:22

3분 소요
‘IPO 재도전’ 나서는 케이뱅크, 무수익여신 관리 숙제

증권 일반

두 번 연속 기업공개(IPO)에 실패한 케이뱅크의 건전성이 카카오뱅크나 시중은행 등과 비교해 크게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IPO를 준비하며 여신을 빠르게 늘린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세 번째 IPO 도전에 앞서 건전성 관리를 통한 내실 다지기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 규모는 16조191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말 대비 1년 새 26.4%(3조3833억원) 급증했다. 약 3년 전인 2021년 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의 급성장이다.일각에서는 케이뱅크가 여신 규모를 급격히 늘린 것을 두고 IPO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케이뱅크는 2022년 첫 번째 상장에 도전할 당시에도 2019년 말 1조4153억원에 불과했던 여신 규모를 2020년말 2조9887억원, 2021년말 7조899억원까지 키우며 매년 큰 폭의 여신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자도 못 받는 무수익여신 2072억…1년 새 29.2% 증가두 번의 IPO 도전 과정에서 몸집을 키우며 수익성 확대를 이룬 것은 긍정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케이뱅크는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122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가 전년 대비 220.2% 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문제는 케이뱅크의 건전성 지표가 여신 규모의 성장과 더불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이다. 몸집 키우기에 따른 수익성 제고 등의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전성 개선 대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설립 초기 0%대에 그쳤던 케이뱅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19년말 1.41%, 2020년말 1.05% 등을 기록하며 1%대로 진입했다. 2021년 말 0.54%로 개선되는가 싶더니 이듬해 0.95%로 다시 치솟았으며 이후에도 0.8%를 웃도는 수준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여신 합계액(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으로 연체 또는 회수가 어려워진 부실대출을 의미한다. 여신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은 은행으로 평가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고정이하여신은 135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0%(226억원)나 늘어, 전체 여신의 0.84%를 차지하고 있다. 무수익여신비율은 2019년 말 1.53%를 기록한 이후 1%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무수익여신은 이자가 연체되고 원금 상환도 어려워 보이는 부실채권을 가리킨다. 고정 여신도 현재 이자가 발생한다면 무수익여신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요주의 여신이라도 이자수입이 없으면 무수익여신에 포함된다. 케이뱅크의 무수익여신 잔액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1604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072억원으로 29.2%(468억원) 증가했다. 전체 여신 중 1.28%에 달한다. 이밖에 케이뱅크의 올해 3분기 말 연체율은 0.88%로 집계됐다.시중은행과 비교해 케이뱅크의 건전성은 현저히 취약한 모습이다. 4대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KB국민은행 0.37%(14,788억원) ▲신한은행 0.27%(9605억원) ▲하나은행 0.27%(9402억원) ▲우리은행 0.21%(7186억원) 순으로 높았다. 무수익여신비율은 ▲하나은행 0.27%(9289억원) ▲KB국민은행 0.24%(9625억원) ▲신한은행 0.20%(7145억원) ▲우리은행 0.17%(5703억원) 순이다. 연체율은 ▲하나은행 0.32% ▲우리은행 0.30% ▲KB국민은행 0.28% ▲신한은행 0.28% 등으로 나타났다.인터넷전문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 대비 건전성 관리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다만 케이뱅크의 건전성 지표가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 비교해도 크게 취약한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해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잔액 규모는 1892억원으로 전체 여신 대비 0.44%에 그친다. 무수익여신은 이보다 적은 1874억원(0.44%)이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0.48%로 케이뱅크의 절반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포용금융 역할이 주어진 만큼 고신용자 대출 위주의 시중은행과 비교해 건전성 관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케이뱅크의 경우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 비교해도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 등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잠재적 부실 가능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 번째 IPO 도전 앞둔 케이뱅크…‘수익‧건전성’ 둘 다 잡을까?케이뱅크는 2022년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으나 증시 부진의 여파로 2023년 IPO를 철회했다. 첫 번째 도전의 실패 요인은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었다. 당시 많은 기업이 IPO를 연기하거나 취소했고, 케이뱅크 역시 기업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재도전을 기약했다.케이뱅크는 올 초 IPO 재도전을 선언하고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준비해 왔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높은 업비트 의존도와 이에 따른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 우려 등의 잡음이 있었고 결국 IPO를 철회했다.두 번째 IPO 철회의 원인은 흥행 실패였다. 지난 10월 기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은 것이 상장 철회의 배경이 됐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 대다수가 희망 공모가를 하단 가격인 9500원 또는 이보다 낮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케이뱅크 측은 “수요예측 결과 총 공모주식이 8200만주에 달하는 현재 공모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케이뱅크 측은 공모구조를 변경해 6개월 내 상장에 재도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세 번째 도전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첫 번째와 달리 두 번째 철회는 온전히 케이뱅크의 역량과 자질에 따른 결과란 점에서 세 번째 도전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진 모양새다. 더욱이 케이뱅크가 건전성 리스크를 감수하며 몸집을 키우고도 IPO에 연거푸 실패하자, 무리한 확장보다는 건전성 관리를 통한 내실다지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케이뱅크는 CSS(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신용평가를 강화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건전성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대출 시장 확대를 위해 CSS를 강화하고 대출 심사 및 관리 역량을 고도화함으로써 연체율을 낮추고 대출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다변화시킨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통신‧금융‧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대안정보 사업자와의 제휴를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실제 케이뱅크는 최근 삼성‧신한카드의 대안신용정보를 활용하기로 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부터 BC카드의 대안신용정보를 CSS 모형에 활용중에 있으며, 올해 3월에는 네이버페이의 대안신용평가모형도 도입했다. 양영태 케이뱅크 리스크관리실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영역의 대안신용정보를 활용해 개인사업자‧중소기업 시장 확대를 위한 기반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대출 공급 확대와 안정적인 관리라는 두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4.12.10 07:00

5분 소요
한컴, AI로 문서 작성부터 문서 데이터 검색 가능한 솔루션 2종 출시

IT 일반

한글과컴퓨터가 AI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 ‘한컴어시스턴트’와 AI 기반 질의응답 설루션 ‘한컴피디아’를 6일 출시했다. 한컴어시스턴트는 사용자가 자연어로 명령하면 고객 환경에 적합한 AI 모델을 활용해 의도를 파악하고, 내용을 분석해 목적에 맞는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문서를 쉽고 신속하게 작성할 수 있다. 사용 편의성을 개선해 프롬프트 작성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도 기본 제공되는 주제를 선택해 간편하게 문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초안 작성 기능을 강화했다. 현재 업무용과 구직용으로 구성된 6가지 주제를 지원한다. 보도자료, 목차 생성, 연설 포인트, 인사말, 이력서 한 줄 소개, 1분 자기소개 등을 각 주제 특성에 맞게 작성할 수 있다. 또한, 문서 작성 중 필요한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능이 새로 추가됐으며, 한셀과 연동해 데이터를 활용한 한글 서식 문서 생성이 가능하다.한컴어시스턴트는 사용자의 비즈니스 요구에 맞춰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AI 설루션을 제공한다. 클라우드 기반의 대형 LLM부터 폐쇄망 환경에 적합한 sLLM까지 폭넓게 지원하며, 각 고객사의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기능을 구현한다. 한컴오피스는 물론 웹오피스, MS 오피스 등 기존의 다양한 생산성 도구와 연동이 가능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한컴피디아는 방대한 문서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쉽고 직관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서 기반 질의응답 설루션이다. 관리자 페이지와 사용자 페이지로 구성돼 있으며, 관리자는 문서 업로드와 프로젝트 관리, 색인 설정, 권한 관리 등으로 사용자 환경을 맞춤 설정할 수 있다. 사용자는 자연어 검색을 통해 업로드된 문서를 바탕으로 결과를 확인하거나 검색 권한에 따라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 설루션은 웹 브라우저와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실행되며 한글 및 PDF 포맷을 지원한다. 특히, RAG(검색 증강 생성) 모델을 통해 환각 현상을 최소화하고, 답변에 출처를 명시해 높은 신뢰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고객 맞춤형 검색 설정을 통해 최적화된 답변을 제공하는 강점도 있다.김연수 한컴 대표는 “한컴어시스턴트와 한컴피디아는 한컴의 축적된 문서 및 AI 기술을 집약한 제품으로, 문서 작성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한컴은 지난해 AI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이후, 올해를 AI 사업 원년으로 삼아 로드맵을 성공적으로 이행했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번 정식 출시를 계기로 내년부터 AI 제품의 고도화에 집중하며 실질적인 매출과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공공 및 기업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사무 환경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2024.12.06 14:26

2분 소요
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 ‘연와정초식’ 진행…5300억원 투입해 시설 재정비

산업 일반

포스코가 포항제철소 4고로 개수 공사 현장에서 29일 ‘연와정초식’을 진행했다.개수(改修)는 고로의 성능 개선을 위해 불을 끄고 생산을 중단한 채 설비를 신예화하는 작업으로, 통상 15년 전후를 주기로 이뤄진다. 연와정초식(煉瓦定礎式)은 철광석과 코크스를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열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고로의 핵심 자재인 내화(耐火) 벽돌의 축조 작업 시작을 기념하고 고로의 성공적 가동을 기원하는 행사다.이날 행사에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대표이사(회장) ▲이시우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사장) ▲유병옥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사장) 등 포스코그룹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또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김정재 국회의원 ▲이강덕 포항시장 ▲박용선 경상북도의회 부의장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 등도 함께했다.참석자들은 내화 벽돌에 ‘초일류’(超一流)·‘초심’(‘初心) 등 총 16가지 휘호를 새겼다. 회사 측은 “포항 4고로의 성공적 가동과 더불어 포스코의 지속 발전을 염원하는 참석자들의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전했다.포항 4고로는 지난 1981년 2월 내용적 3795㎥의 규모로 준공됐다. 1994년 1차 개수를 거친 후, 2010년 2차 개수를 통해 내용적 5600㎥의 고로로 재탄생한 바 있다. 지난 2월 23일, 포항 4고로는 약 14년간의 가동을 마치고 3기 개수 작업에 돌입했다. 공사는 오는 6월 말까지 약 125일간 진행된 후 본격적으로 재가동될 예정이다.포항 4고로 개수 공사에는 약 5300억원이 투입됐다. 건설 기간 총 37만8000여 명의 인력을 투입,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도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이번 3차 개수의 내용적은 동일하다. 그러나 ▲노후 설비 신예화 통한 성능 복원 및 안정적 생산 체제 구축 ▲내구성 강화 통한 안전성 확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스마트 고로 시스템 구축 등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고로는 사람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으로, 공사가 마무리되고 나면 포항 4고로는 연와에 새겨진 다양한 염원을 안고 다시 한번 뜨겁게 고동칠 것”이라며 “앞으로도 포스코는 초일류를 향한 혁신을 바탕으로 발전과 성장을 거듭하며 지역사회와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업이 되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4.04.29 14:30

2분 소요
한국, 데이터센터 요충지로 부상…‘효율화 솔루션’도 주목

IT 일반

자동화·디지털화된 세상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변혁의 핵심인 데이터센터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따라 각 기업의 요구사항을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탄력적으로 지원하는 일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신속한 데이터 처리를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의 에너지·전력 수요 역시 급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는 2010년 112개에서 2020년 156개로 늘었다. 2022년에는 187개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2010년 21개에 불과했던 상업용 데이터센터의 경우, 2027년에는 총 74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이 한국 주요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증설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데이터센터의 주요 요충지로 한국이 주목받고 있다는 의미다.데이터센터가 없으면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데이터센터는 여러 시설 및 서비스의 안정적인 가동을 위한 가장 중요한 핵심 시설로 꼽힌다.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Amazon) 등 빅테크는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대규모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세계적 규모의 기업 대다수가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IT 기업도 데이터센터의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두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최근 본격 가동했다. 카카오 역시 2023년 9월 첫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를 공개한 바 있다.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은 건물 설계 단계에서부터 운영 단계까지 시스템 전반을 최적화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보안성·안정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절차다. 대규모 초기 투자 비용이 발생하지만, 기업 맞춤형 최적화를 통해 이슈가 발생했을 때 내부에서 빠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장기적 관점으로는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엄청난 규모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일은 고도의 기술과 역량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 설립 과정에서 기업의 전체적인 퍼포먼스 향상도 노릴 수 있다.전력량 증가 ‘숙제’…솔루션 중요도↑데이터센터의 수요·공급의 폭발적 증가는 필요 전력량 지속 증가를 의미한다.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데이터센터 운영에 대한 필요성도 이에 따라 주목받고 있다.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22년의 2배 수준인 1000TWh(테라와트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AI 혁신: 데이터센터 설계에 대한 과제와 지침’(The AI Disruption: Challenges and Guidance for Data Center Design) 백서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연평균 증가율은 11% 수준이다.최근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특히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더욱 급증하고 있다. AI 서버를 적용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높은 연평균 26~36%까지 증가가 예측된다. 이는 에너지 집약적인 AI의 급격한 확산으로 기존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 수요 상승률보다 최대 3.3배 높은 증가다.데이터센터에서는 서버를 비롯해 다양한 IT 장비들이 운용된다. 이 장비들이 24시간 365일 가동되면서 상당한 열을 내뿜는다. 데이터를 운영 및 관리하느라 뜨거워진 서버를 식히는 데만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의 40% 이상이 사용되기도 한다. 데이터센터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이유다. 여러 기업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열 관리를 전력 사용량 감소의 핵심으로 꼽고 있다.데이터센터에서 방출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에어컨을 활용하는 공랭식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데이터센터에서 소비되는 IT 장비 부하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전력이 공랭식 설비에 쓰인다. 주요 기업들은 이에 따라 대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기온이 낮은 북극과 가까운 곳에 데이터센터를 짓거나, 차가운 바닷물 속에 데이터센터를 넣는 등의 실험을 이어지는 이유다.AI 데이터센터 트렌드로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냉각 솔루션 구축’이 최근 떠오른 배경이다. ▲에너지 효율성 향상 ▲장비 수명 연장 ▲공간 최적화 ▲소음 감소 등의 다양한 이점을 통해 지속 가능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방안을 마련하겠단 취지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역시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 문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수십 년간 데이터·저장공간 에너지를 전기화하고, 전력·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 솔루션 개발에 집중해 왔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관련해선 ‘올인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화와 재생 에너지를 활용, 운영의 효율성 및 탈탄소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이다. ▲지속 확장이 가능한 공조 ▲무정전전원장치(UPS)·배터리 ▲배전 ▲서버 랙(Rack·시스템 구성 장비를 보관하는 틀) 등이 통합돼 있어 친환경적인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서버실 냉방 부하를 예측하거나 냉방설비의 운전을 최적화하고, 주요 핵심 설비에 대한 이상 데이터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슈나이더 일렉트릭은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인 ‘에코스트럭처 리소스 어드바이저’(EcoStruxure Resoucre Advisor)도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컨설팅 접근 방식을 사용해 실행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플랫폼이다. 효율적인 데이터센터 설계 구현을 위한 전문지식을 제공하고, 제품·서비스도 제공한다. 공급망 탈탄소화와 맞춤형 재생 에너지 조달 전략 수립을 돕는 컨설팅도 이뤄진다.한국 데이터센터는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투자 집행에 따라 그 수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일본·홍콩 등이 아시아에서 주 타깃 국가였다면, 최근에는 지리적·인프라 여건 등이 우수한 한국이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주요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데이터센터 성장에 따른 급격한 전력 수요의 증가는 환경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에 대한 지원과 함께, 지속 가능한 시설 구축도 꼭 필요한 시점이다. 육현수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시큐어파워사업부 팀장은_2008년부터 오라클·시트릭스 등 외국계 IT 기업에서 영업 업무를 담당했다.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시스템통합(SI)·클라우드 서비스 등 IT 산업 전반에 높은 이해도를 갖췄다. 2019년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시큐어파워 부문 데이터센터 영업 대표를 거쳐, 현재 엔터프라이즈 사업 부문 팀을 총괄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에너지 관리·자동화 분야를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100여 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2023년 연간 매출 360억 유로(약 53조원)를 달성했다.

2024.04.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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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10.15 먹통 후 다짐 실현…첫 자체 IDC ‘안정성’에 방점

IT 일반

카카오가 드디어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손에 쥐었다. 이른바 ‘10.15 악몽’을 떨쳐낼 기반 시설이 사고 발생 후 꼬박 15개월 만에 가동을 시작했다. 카카오는 첫 자체 IDC의 기능 고도화만큼이나 ‘안전성 확보’에 신경을 썼다. 대규모 ‘먹통’ 사태를 다시는 일으키지 않으리라는 의지가 묻어난다.2021년 12월 첫 삽을 뜬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이하 안산 IDC)은 2023년 9월 준공 후 운영 시스템 설치·안정화 테스트 등을 거쳐 올해 1월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했다. 안산 IDC는 카카오그룹 주요 서비스의 연속성 담보를 위해 마련됐다. 코로케이션 서비스(직접 IDC를 구축·운영하기 어려운 기업을 대상으로 시설을 임대·관리해 주는 사업)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오직 카카오그룹 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데이터를 보관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된다. 카카오는 임대 서버와 안산 IDC를 병행 운영하면서 그룹 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카카오는 안산 IDC 준공 당시 ‘안전성 극대화 시스템을 갖춘 곳’이라고 소개했다. 화재·지진·홍수 등 자연재해·재난은 물론 대규모 화재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4단계 안전 시스템이 적용됐다. 내진설계와 정전에 대비한 전력·냉방·통신의 이중화도 이뤄졌다.‘10.15 악몽’과 쇄신카카오가 첫 자체 IDC 시설에 다양한 안전 조치를 적용한 배경으론 2022년 10월 15일 벌어진 ‘먹통 사태’가 꼽힌다. 카카오는 해당 사고 이후 쇄신을 약속했고, 인프라 마련에 투자금을 쏟아부으며 자체 IDC 구축에 속도를 높였다.SK C&C 판교 IDC에 불이 나자, 이 시설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던 카카오·네이버의 기능이 멈췄다. 정부는 당시 이 사고를 ‘재난’으로 규정하고 대응에 나섰다. 주요 플랫폼의 디지털 서비스를 기초 인프라(Infrastructure·기반 시설)로 보고 국민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조치에 나선 셈이다.화재 발생 후 두 달여가 지나 발표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소방청 공동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의 서비스가 모두 정상화되기까진 127시간 33분이 소요됐다. 반면 네이버는 12시간이 필요했다. 네이버의 경우 서비스 장애 범위가 ‘일부 기사 댓글 이용 불가’ 정도로 한정적인 데다 기능 정상화도 비교적 빨랐다. 해당 사고가 ‘카카오 먹통’ 사태로 불리는 이유다.주요 서비스 모두가 중단된 카카오의 경우, 대기 서버를 동작 서버로 만들기 위한 권한관리 기능인 ‘운영 및 관리 도구’를 SK C&C 판교 IDC 내에서만 이중화했다. 한 IDC가 일시에 불능이 되는 상황에 대비 불가능한 구조였고, 이에 따라 대다수 서비스 중단과 복구 시간 지연 등이 나타났다. 반면 네이버는 IDC 간 이중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어 주요 서비스의 중단이 없었고, 기능 복구 역시 상대적으로 빨랐다. 업계에선 “자체 IDC 운영 경험과 안전성 기술 투자 차이가 ‘서비스 정상화 시간’을 결정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카카오는 사고 수습 후 본사는 물론 카카오게임즈·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계열사 모두 유료 서비스에 대한 보상을 우선 진행했다. 또 무료 사용자를 대상으로 제공된 이모티콘 등을 포함해 약 275억원 규모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서비스 중단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겐 총 5000만원을 보상금으로 줬다.카카오는 보상안과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다시는 일상 대화가 끊기지 않을 것’이란 다짐을 대외에 공개했다. 조직 정비는 물론 투자도 대폭 확대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이중화 조치 미흡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소홀 ▲자원확보 부족 등이 모두 인프라 설비와 관련이 돼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당시 “향후 5년간 지난 5년간 투자 금액의 3배 이상 규모로 집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안정성에 방점 찍은 ‘안산 IDC’안산 IDC는 이런 카카오의 ‘서비스 중단 재발 방지’에 대한 다짐을 상징하는 시설이다. 안산 IDC는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동 한양대학교 에리카(ERICA) 캠퍼스 혁신파크 내 축구장 2.6배 크기인 1만8383㎡ 부지에 마련됐다. 연면적은 4만7378㎡로, 총 12만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는 초대규모(Hyperscale·하이퍼스케일) IDC다.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시설부터 ‘초대규모 IDC’로 분류된다.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양은 6엑사바이트(EB)에 달한다.카카오는 이 시설에 ▲IDC 이중화 ▲데이터·서비스 이중화 ▲플랫폼·운영 도구 이중화 등을 적용했다. 또 장애 탐지를 위한 모니터링 다중화 시스템과 대용량 트래픽 전송에 필요한 서비스 IDC 간 별도 전용망도 구축했다. 시스템뿐 아니라 전력·냉방·통신 등 주요 시설의 이중화도 진행했다.서버 운용 중단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력 안정성에도 신경을 썼다. 안산 IDC 전력 공급 용량은 4만kW에 달하는데,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카카오는 2회선 수전(전기 공급 상용 선로와 별개의 예비 선로)을 적용한 무정전 전력망을 구축했다. 전력망 이중화 구출을 위한 사업비만 139억원에 달한다. 또 무정전전원장치(UPS)실과 배터리실을 방화 격벽으로 각각 분리 시공하기도 했다.재난·재해 상황에 대비해선 ▲리히터 규모 6.5 이상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 ▲홍수 침수에 대비해 지상 1층의 지반 높이를 주변 대지보다 약 1.8m 높게 설계 ▲빗물 유입 방지를 위한 530mm의 차수판 설치 ▲초속 28m의 강풍을 기본 풍속으로 설계해 안전성 확보 ▲화재 자동 감지 센서를 구축하고 전문인력의 24시간 모니터링 체제 마련 등을 적용했다. 소방서와 안산 IDC 화재 대응 매뉴얼 공동 개발하고 정기적인 합동 모의 소방 훈련을 진행하는 등 운영 측면에서의 안전망도 마련했다.친환경 시설 역시 안산 IDC의 특징이다. 프리쿨링(Free Cooling) 냉각기 시스템을 도입, 자연조건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서버를 식히면서 온도가 높아진 물을 바깥 공기로 다시 차갑게 만드는 냉각 방식을 채택했다. 또 우수·중수를 조경용수로 재활용하고, 전산실 폐열을 하역장 난방에 활용하는 시설도 마련돼 있다. 또 1000kW 규모의 태양광 패널도 설치돼 있다. 이에 따라 안산 IDC의 전력효율지수(PUE)는 1.3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PUE는 IDC 총 전력 중 IT 장비 외 냉방·설비 등 부가 전력 소모가 얼마나 적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국내 IDC의 PUE 평균은 1.91 수준이다.카카오는 안산 IDC에 이어 두 번째 자체 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고성능컴퓨팅(HPC·대용량 정보를 고속으로 처리하는 환경) 전용 IDC를 마련해 인공지능(AI)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을 구현할 방침이다. 카카오 측은 “차세대 IDC 역시 전력 소모 및 발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특화 설비를 적용할 예정”이라며 “전력 소모의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 수급과 전력 효율화가 가능한 입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2024.04.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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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돈’ 비아냥에도 IDC에 ‘진심’…‘AI 시대’ 적기 대응한 네이버의 비결

IT 일반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네이버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설립·운영에 ‘진심’인 기업으로 통한다. 2013년 6월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로 자체 IDC ‘각 춘천’을 설립했고, 2023년 11월에는 단일 기업이 운영하는 국내 IDC 중 가장 큰 규모로 꼽히는 ‘각 세종’의 운영을 시작했다.업계에선 네이버가 최근 10년간 보인 행보를 두고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란 말이 나오기도 했다. 네이버가 자체 IDC 설립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했을 뿐 아니라 운영 기술도 직접 개발하며 내재화했기 때문이다. IDC 설립·운영에 이처럼 역량을 결집하는 기업이 드물었기에 ‘헛돈을 쓰는 것’이란 시각도 분명 존재했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ICT 서비스 기업이 데이터의 운영·관리를 직접 진행하는 건 비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탓이다. 실제로 네이버 내부에서도 시스템통합(SI) 업체 등에 ‘외주’를 맡기는 게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단 평가가 일부 나오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네이버는 그런데도 IDC의 직접 운영을 택했다.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으로 등극하기까지 쌓은 경험을 통해 내린 전략적 접근이다. 네이버는 1999년 6월 공식 출범한 뒤 PC 보급·인터넷 대중화·스마트폰 등장 등 다양한 시대 변화에 대응하며 성장을 이뤘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성장 과정을 통해 데이터의 파급 효과와 서비스 안정화에 대한 중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며 “ICT 서비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췄기에 여타 기업과 달리 자체 IDC 설립·운영이란 다소 파격적인 전략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무중단·무사고·무재해 기록 중네이버는 이 같은 기조를 강원도 춘천 동면 구봉산 자락에 ‘각 춘천’을 설립한 후에도 유지했다. ‘각 춘천’에 서버 이원화나 재난 방지 기능 등 다양한 신기술을 지속 적용했다는 의미다. 바깥 공기를 활용해 서버실 온도를 낮추는 기술도 효율성을 높여 순차 도입했고, 우수·태양열 활용 등 친환경 시설 확충도 꾸준히 진행했다. 이 시설이 11년째 ‘무중단·무사고·무재해’ 기록을 이어오고 있는 배경이다.네이버는 IDC를 직접 세우고 운영하며 쌓은 다양한 역량을 임대 서버에도 적용, 안전성을 담보해 왔다. ‘헛돈’이란 업계 지적에도 IDC에 막대한 투자를 유지한 사업 운영 방식은 지난 2022년 10월 15일 빛을 발한다. SK C&C 판교 IDC 화재 당시 네이버의 멈췄던 서비스가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 12시간이 필요했다. 반면 같은 시설을 임대했던 카카오는 127시간 33분 만에 서비스 정상화가 이뤄졌다. 카카오는 대다수 서비스가 ‘먹통’이 됐지만, 네이버는 ‘기사 댓글 이용 불가’ 정도로 장애 범위가 한정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네이버가 이중화 대상을 서비스·데이터는 물론 IDC까지 포함해 안정화 체계를 구축한 결과다. 카카오는 대기 서버를 동작 서버로 만들기 위한 권한관리 기능인 ‘운영 및 관리도구’의 이중화를 판교 IDC 내에만 적용했다. 정부는 당시 다른 IDC 간 이중화 여부가 서비스 정상화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시간을 결정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네이버는 또 ‘각 춘천’ 설립 후에도 선제적 투자를 이어가며 ‘각 세종’ 건립을 준비했다. 이는 2022년 12월 1일 챗GPT(Chat GPT) 등장을 기점으로 세계 빅테크 중심으로 전개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서비스 개발 경쟁에 네이버가 적기에 대응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실제로 네이버가 지난해 8월 공개한 초대규모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HyperCLOVA X)는 각 세종에 들어선 서버를 통해 학습·운영되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가 내놓은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cue:)나 대화형 챗봇 ‘클로바X’(CLOVA X) 등을 운영하는 백본(back-bone) 모델을 말한다. 네이버가 IDC 설립·운영에 보여왔던 ‘진심’이 최근 본격적으로 개막한 AI 시대에 대응할 수 있던 원동력으로 작용한 셈이다.네이버 관계자는 “학습 데이터의 질·양에 따라 생성형 AI의 성능이 결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각 세종의 운영 시점은 내부에서도 ‘천만다행’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시의적절했다”며 “연구개발(R&D)에 선제적 투자를 지속한 점이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온 AI 시대에 대응할 수 있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AI 시대 전초 기지 ‘각 세종’네이버의 두 번째 자체 IDC ‘각 세종’은 세종특별자치시 집현동 부용산 부근을 부지로 선정하기 위한 공모를 시작한 2019년 7월부터 사용 승인을 받은 2023년 8월까지 약 48개월 준비 과정을 거쳐 마련됐다.네이버는 ‘AI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예견하고 각 세종 건립을 추진하지 않았다. 단순히 예상보다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양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에 주목, 선제적 투자 차원에서 초대규모(하이퍼스케일·Hyperscale) IDC 설립을 추진했다고 한다. 실제로 2013년 6월 ‘각 춘천’ 설립 당시, 네이버는 이 시설만으로도 향후 15년은 거뜬하게 시장 대응이 가능하리라고 봤다. 생성형 AI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마련한 시설이 아니지만, 이를 미리 준비했기에 하이퍼클로바X 고도화를 진행할 수 있었던 셈이다.생성형 AI 서비스가 세계서 주목받을 시기 1차 오픈된 ‘각 세종’ 서버실엔 이 때문에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빼곡하다. GPU는 높은 연산을 요구하는 AI 구현에 필수적인 반도체다. 네이버 측은 “초대규모 AI처럼 높은 연산 처리에 최적화된 GPU를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며 “슈퍼컴퓨터가 클러스터 형태로 대량 구축된 첫 사례”라고 전했다. 각 세종은 ‘아시아 최대 규모 IDC’로도 불린다. 대지면적만 29만4000㎡로, 축구장 41개를 수용할 수 있는 크기다. 63빌딩이 가로누였을 때보다 더 큰 규모로 지어진 건물엔 단일 기업 기준 국내 최대치인 60만 유닛(Unit·서버의 높이 단위 규격) 서버를 수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6차례에 걸쳐 시설 운영을 순차 확대할 계획이다. 6차 증설을 마친다면 보관할 수 있는 정보량은 국립중앙도서관 데이터양의 100만 배에 달한다. 랙당 처리 가능 네트워크 대역폭은 800GB로, 각 춘천(320GB)보다 2.5배 효율성을 높였다. 수전 용량 또한 각 춘천의 6.75배인 최대 270MW 전력이 공급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네이버가 각 세종 앞에 ‘초대규모’란 수식어를 붙여 대외에 소개하고 있는 자신감이 어디서 기인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각 세종’은 각 춘천의 운영·설립 역량이 고스란히 녹아든 차세대 IDC인 동시에, 로봇 친화빌딩인 네이버 제2사옥 1784를 잇는 시설이기도 하다. 1784에 적용한 AI·클라우드·5G·디지털트윈·로보틱스·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각 세종’에도 반영됐기 때문이다.대다수의 대규모 IDC에는 필요에 따라 서버를 공급하기 위한 별도 저장 공간이 마련된다. 여유분의 서버를 저장, 데이터 처리 수요 증가 등에 따라 이를 빠르게 공급하기 위한 목적이다. 네이버는 이 공간에 자체 로봇을 투입했다. 서버를 관리하는 역할의 ‘세로’와 서버실과 창고를 오가며 고중량의 설비를 운반하는 ‘가로’를 통해 자산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식이다.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각 세종이 운영을 시작할 당시 “최근 데이터·클라우드 기술로 많은 변화가 이뤄지면서 하이퍼스케일 IDC가 기술 혁신의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지만, 네이버는 이미 10년 전 각 춘천 설립 후부터 각 세종을 준비해 왔다”며 “각 세종은 고사양의 서버 관리와 동시에 현재 크기에서 최대 6배 더 확장될 예정이다. 로봇·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운영 효율화 역시 미래 10년을 먼저 생각하고 대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4.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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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C 30년 ‘뚝심’…삼성SDS의 ‘클라우드 체질 개선’ 발판

IT 일반

2022년 10월 15일, SK C&C 판교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불이 났다. 이 시설을 임대했던 네이버·카카오의 서비스가 멈췄다. 사실상 모든 국민이 이용하는 플랫폼 이용에 제약이 생기자, 정부는 이 사고를 ‘재난’으로 분류했다. SK·네이버·카카오, 단 세 기업이 일으킨 문제임에도 ‘일상이 멈췄다’란 지적이 나왔다. 숨을 멈춰야 공기의 소중함을 느끼듯, 이 사고는 되레 IDC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서비스가 얼마나 삶에 파고들어 있는지를 새삼 실감케 했다. 그리고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에 따라 디지털 서비스가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졌다. IDC는 AI가 세상을 배우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코노미스트’는 AI 시대 개막에 따라 중요도가 높아진 IDC 현황을 짚기로 했다. 국내 기업 중 IDC 영역에서 최근 두드러진 변화를 보인 네 곳을 꼽아 소개한다. 삼성SDS는 회사 본질을 시스템통합(SI)에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는 SI보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중요도가 더욱 높아진 클라우드 영역에서 사업 기회를 잡겠단 취지다.삼성SDS가 ‘미래 먹거리’로 클라우드 영역을 꼽은 건 이미 풍부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자원을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사가 지금까지 세계 각지에 구축한 IDC는 무려 18개다. 국내에서만 총 5개의 IDC를 운영하고 있다. 1992년 과천 IDC 개관을 시작으로 꾸준히 시설을 확충하며 역량을 쌓아왔다. 과천 IDC 매각으로 현재 삼성SDS가 운영 중인 가장 오래된 시설은 1996년 설립된 구미센터다. ‘클라우드’란 개념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이전부터 정보기술(IT) 인프라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단 의미다.오랜 시간 쌓아온 IDC 설립·운영 노하우는 삼성SDS가 ‘클라우드로 사업 중심을 전환해 성과를 올릴 것’이라고 대외에 여러 차례 자신감을 내비친 근거가 되기도 했다. 삼성SDS는 ▲고객사 맞춤형 IT 인프라 구축 후 받는 비용 ▲자사 IT 인프라 자원을 고객사에 빌려주고 받는 임대료 ▲자체 개발한 IT 솔루션을 고객사에 제공한 후 받는 사용료 등을 주된 수익원으로 한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IT 인프라를 제공하며 쌓은 경험과 풍부한 IDC 자원을 토대로 고객사에 맞춤형 AI·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삼성SDS 사업 전환의 핵심이다.특히 삼성SDS 국내 IDC 중 가장 최근 설립된 ‘동탄 IDC’는 국내 첫 고성능컴퓨팅(HPC) 전용 시설로 마련됐다. HPC는 대용량의 정보를 고속으로 처리해 주는 고성능컴퓨팅 환경을 말한다. 2023년 3월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한 동탄 IDC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30년간 지속된 IDC 혁신삼성SDS가 IDC 사업의 첫발을 뗀 건 30년 전이다. 현재 국내에서만 ▲구미(1996년) ▲수원(2007년) ▲상암(2015년) ▲춘천(2019년) ▲동탄(2023년)에 IDC를 보유·운영하고 있다. 상암 IDC는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금융 관계사와 호텔신라 등 서비스 관계사가 이용하고 있고, 수원 IDC는 삼성전자·삼성전기 등 제조 관계사의 핵심 시스템을 담당한다. 구미 IDC는 제조 관계사의 백업센터로, 춘천 IDC는 주요 금융 시스템의 백업센터로 운영되고 있다.삼성SDS의 모든 국내 IDC는 업타임 인스티튜트 등으로부터 티어 3(Tier Ⅲ)등급을 받았다. IDC 티어는 코로케이션 서비스(직접 IDC를 구축·운영하기 어려운 기업을 대상으로 시설을 임대·관리해 주는 사업) 가용성 등을 등급화한 지표다. 설계·구축·운영 전반의 성능과 신뢰성을 검사해 IDC를 총 4단계로 나눠 등급을 매기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시설이 우수하다는 걸 나타낸다. 통상 티어 3부터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IDC로 인정을 받는다.삼성SDS 수원 IDC는 아시아 최초로 2010년에 티어 3등급을 받은 바 있다. 대지면적 7142㎡에 지하 8층·지상 13층(연면적 8만3431㎡) 규모로 구축된 상암 IDC의 경우 2016년 ‘데이터센터 다이내믹 어워드’(Data Center Dynamic Award)에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 부문상’(The Enterprise Data Center Award)을 수상했다.축구장 5.5개를 수용할 수 있는 3만9780㎡ 부지에 지상 2층 규모로 설립된 춘천 IDC는 모듈러 방식으로 지어진 시설이다. 6개 모듈로 하나의 IDC를 구성하는 방식을 통해 설립 비용을 대폭 낮추면서도 효율성을 높였다. 모듈에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시설을 차단할 수 있는 식의 대처도 가능하다.삼성SDS가 다양한 시설을 운영하며 쌓은 기술력은 동탄 IDC에 집대성됐다. 서울 잠실야구장(1만516㎡)보다 큰 1만5056㎡ 부지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지어진 동탄 IDC는 국내 최초 HPC 전용 시설을 표방한다. 초고속·대용량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복잡한 연산 업무에 적합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AI·빅데이터 분석·연구개발(R&D) 등을 수행하는 곳을 주요 고객사로 삼고 HPC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이 시설은 또 국내에서 유일하게 3개 IDC 간 상호 백업이 가능하도록 구성됐다. 회사 관계자는 “화재·정전 등 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서비스 재개가 될 수 있도록 안정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동탄 IDC는 AI 확산에 따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과도한 전력 사용에서도 장점을 보인다. 냉동기가 낮은 온도의 물을 만들어 서버에 공급하는 동시에 찬 바람도 생성해 내는 액냉기법(Liquid Cooling)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환절기·겨울철엔 냉동기 가동 없이 외부 공기를 이용해 냉각수를 만든다. HPC 전용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전력효율지수(PUE) 1.1 수준을 유지하는 비결이다.PUE는 IDC 총 전력 중 IT 장비 외 냉방·설비 등 부가 전력 소모가 얼마나 적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삼성SDS의 IDC PUE는 수원 1.58에서 상암 1.34, 동탄 1.1로 점차 개선됐다. 유럽 268개 IDC의 평균 PUE가 1.7임을 고려하면, 삼성SDS의 전력 효율 기술이 세계 수준임을 알 수 있다. SI 매출 넘어선 클라우드 사업삼성SDS는 삼성그룹 내 IT 솔루션을 책임지는 SI 기업으로 출발했다. 클라우드 사업 중심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 작업은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사장)가 취임한 2020년 12월부터 본격화됐다.비교적 뒤늦게 클라우드 산업에 진출한 후발주자란 뜻이다. 그러나 삼성SDS는 클라우드 산업의 ‘모든 분야’에 진출했다는 드문 이력을 지니고 있을 만큼 빠르게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의 핵심인 IDC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사업 구조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삼성SDS는 최근 10년간 IDC 관련 프로젝트를 176건 수행하기도 했다.클라우드 사업 분야는 크게 ▲클라우드 인프라·플랫폼 서비스 제공(CSP·Cloud Service Provider)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Managed Service Provider)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Software as a Service)로 나뉜다. 통상 CSP나 MSP 중 하나에만 집중하는 구조이지만, 삼성SDS는 모든 영역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삼성SDS의 체질 개선은 실적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2023년 연간 실적을 보면 이미 클라우드 매출이 SI 부문을 앞질렀다.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사업 부문별 연간 매출은 ▲SI 1조4839억원 ▲클라우드 1조1627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2023년엔 ▲SI 1조1514억원 ▲클라우드 1조8807억원으로 나타났다. IT서비스 부문 매출 중 클라우드 사업이 담당하는 비율은 2022년 4분기 23%에서 2023년 4분기 34%로 확대됐다. 동탄 IDC를 기반으로 한 HPC 기업 간 거래(B2B) 사업 매출이 본격적으로 재무제표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황 대표는 지난 3월 제39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클라우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을 짚으며 “SCP 기반의 CSP, 올인원매니지드클라우드서비스(MSP), 업무 혁신을 위한 엔터프라이즈 SaaS의 세 가지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4.04.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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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17년간 참패한 韓 가전…C-커머스 확산에 더 어려워진 반등

산업 일반

한국·중국 주요 제조사가 서로의 안방을 정조준하고 나섰다.중국 가전이 한국 시장에 스며드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면서 국내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국내 시장 영향력을 키워온 중국 가전은 최근 이른바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불리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확산에 따라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제품의 직구(직접 구매) 접근성이 좋아지자 ‘국내 가전 시장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전자레인지·헤어드라이어·로봇청소기 등 비교적 한정적인 제품군에서만 강세를 보였던 중국 가전이 냉장고·세탁기 등 전 영역으로 확산할 수 있단 견해다.국내 가전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LG전자는 이에 대응해 중국 시장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중국 제조사가 국내 시장 공략에 ‘가성비’를 내세웠다면, 삼성전자·LG전자는 ‘맞춤형·프리미엄’을 키워드로 꼽은 모양새다. 기술력에 기반한 높은 품질을 토대로 중국 소비자를 홀리겠단 취지다. 특히 일부 제품에는 중국 가옥 양식을 반영해 크기를 조율하는 식의 접근도 이뤄지고 있다.韓 가전, 17년간 참패두 국가 사이 가전 산업 경쟁에서 한국은 최근 17년간 내리 졌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대(對)중국 가전제품 무역수지는 2007년 적자 전환됐고, 2023년까지 흑자로 돌아서지 못한 상태다. 반등은커녕 되레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23년 중국을 대상으로 한 가전제품 무역 적자는 41억213만 달러, 한국 돈으로 5조6300억원에 달한다. 적자 폭은 10년 전과 비교해 7.8배 증가했다.중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가전은 적은데, 한국으로 수입되는 중국 가전은 많다는 의미다. 한국은 중국 가전을 2023년에 45억3571만 달러, 한국 돈으로 약 6조2190억원치 사들였다. 2013년과 비교하면 중국 가전 수입액은 1.9배 증가했다. 양국의 인구 차이를 고려하면 참패다.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LG전자가 미국·유럽 등 프리미엄 가전 시장은 물론 인도·동남아시아와 같은 신흥 시장도 점령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만큼은 맥을 못 추고 있다”며 “품질이 높더라도 가격이 비싸 한국 가전을 구매할 수 있는 중국 소비층이 한정적인 데다, 중국 특유의 ‘궈차오’(国潮·애국 소비)도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하이얼·메이디·하이센스·거리·거란스는 물론 화웨이·샤오미 등 현지 기업의 높은 내수 시장 장악력도 국내 기업 진출을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지 기업이 세탁기·냉장고·건조기 등 주요 제품 영역을 80~90% 점유하고 있어 사실상 경쟁이 어렵단 분석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LG전자의 중국 가전 시장 점유율을 1~2% 안팎이라고 본다. 두 기업이 2023년 미국 가전 시장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점과 사뭇 대조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 기간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21%를 기록했고, LG전자는 19%를 차지했다.C-커머스 올라탄 중국 가전국내 가전 시장 중 특히 로봇 청소기 분야는 사실상 중국 업체가 제패했다. 2023년 기준 국내 로봇 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은 35%의 로보락이다. 에코백스 역시 13%로 높은 점유율을 보인다. 국내서 판매된 로봇 청소기 절반이 중국산인 셈이다.특히 로보락이 최근 국내서 보인 성과는 업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150만원 이상의 하이엔드(고급) 제품 시장 점유율이 80.5%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한국 소비자는 중국 제품을 가성비 때문에 산다’는 가전업계의 일반적인 인식을 뒤엎는 결과다.로봇 청소기 시장은 삼성전자·LG전자 역시 일찍이 진출한 분야다. 로보락은 그런데도 삼성전자·LG전자 안방에서 1위 자리를 거머쥐었다. 심지어 로보락은 올해 내놓은 프리미엄급 신제품의 국내 가격(로보락 S8 맥스V 울트라·184만원)을 삼성전자(비스포크 AI 스팀·179만원)·LG전자(LG 코드제로 오브제컬렉션 R9·159만원)보다 높게 책정하는 배짱도 부렸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가격 경쟁력에서 뒤져도 품질로 승부를 볼 정도로 자신이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로보락은 해외 기업의 약점으로 꼽히는 사후관리 서비스(AS)를 강화하고, 제품군도 세탁건조기로 넓히는 등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로보락과 같은 사례가 대다수 가전 제품군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커머스 확산에 따라 중국 가전을 국내에서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마케팅클라우드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테무의 국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확산이 뚜렷하게 전개되고 있다. 올해 3월 알리 앱의 신규 설치 수는 약 116만 건으로 집계됐다. 테무 역시 이 기간 약 293만 건이 설치됐다.업계에선 경향성에 주목한다. 알리 신규 설치 수는 2023년 ▲9월 59만 건 ▲10월 82만 건 ▲11월 96만 건 ▲12월 68만 건을 기록했다. 올해 1월과 2월에는 각각 60만 건, 109만 건을 기록했다. 월마다 편차는 있지만 신규 설치 수가 우상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3월 알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694만 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1년 전 MAU(328만 명)와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한국 시장에 비교적 늦게 진출한 테무 역시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4월까지만 하더라도 신규 설치 수가 813건에 불과했으나, 같은 해 9월 129만 건으로 급증했다. 2023년 12월(208만 건)과 올해 1월(222만 건) 연속으로 200만 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따라 테무의 3월 MAU는 636만 명으로 성장했다. 11개월 전과 비교하면 무려 945배 상승한 수치다.C-커머스의 국내 확산은 중국 가전 기업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현지 판매 가격을 국내 소비자가 직접 보고 구매한다는 건 강력한 신규 수요 창출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알리를 통해 중국산 전자레인지를 구매한 A 씨(28세)는 “전자레인지 품질은 중국이라고 해서 크게 차이가 없으리라고 생각했다”며 “동급 국내 제품과 적게는 5만원, 많게는 10만원 정도 차이가 나 구매한 것”이라고 말했다.삼성전자·LG전자는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양사는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글로벌 3대 가전·전자 산업 박람회 ‘AWE(Appliance & Electronics World Expo) 2024’에 나란히 참가, 중국 시장 맞춤형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중국 현지 가옥과 생활양식에 맞춘 비스포크 냉장고·세탁기 신제품을 전면에 세웠다. LG전자 역시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올 뉴 스타일러’를 내세웠다. LG전자는 최근 중국 최대 온라인 가전 유통사 징동과 협업하는 등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위크·유로쿠치나 2024’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쟁자로 중국 기업 하이얼을 꼽기도 했다. 그는 “하이얼을 가장 눈여겨서 보는 중”이라며 “하이얼은 좋은 제품을 경쟁사보다 빠르게 시장에 진입시키는 ‘타임 투 마켓’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관점에서 경계해야 할 1번 경쟁자”라고 말했다.

2024.04.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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