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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민주화’ 앞당기는 스타트업…”‘My AI’ 시대 꿈꾼다”[이코노 인터뷰]

[창업도약패키지 선정 기업]⑥ 김민준 랭코드 대표
기업용 생성형 AI 플랫폼 ‘랭코프 CXP’ 개발
내년 프랑스 파리에 유럽 지사 설립 계획

10회에 걸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을 통해 선정한 스타트업 창업가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은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겪는 3~7년 사이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 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 창업가의 생생한 이야기가 후배 창업가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편집자주>
 
김민준 랭코드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2012년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한 후 계산과학·경제학을 전공하던 그가 선택한 길은 프로그래머였다. 불편한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개발자로 성장하기 위해 스스로 프로그래밍 언어를 독학했다. 대학 재학 중 AI 기반 외국어 학습 스타트업 CTO로 참여해 첫 번째 창업에 도전했다. 기업 방향성에 대한 의견이 맞지 않아 함께 일했던 동료 두 명과 함께 2020년 7월 랭코드(langcode)라는 스타트업을 두 번째로 창업했다. 개발자와 비개발자 사이에서 ‘소통’을 쉽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시작이었다.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모든 업무가 소통과 협업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산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소통과 협업을 위한 기업간거래(B2B) 서비스 개발로 확장했다. 요즘 인공지능(AI)업계에서 주목을 받는 김민준 랭코드 대표가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모든 업무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소통이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개발하던 서비스를 확장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프리미어파트너스로부터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고, 올해 5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창업 후 누적 투자 유치액은 70억원 정도다. 

랭코드는 기업용 생성형 AI 플랫폼 ‘랭코드 CXP’(Conversational eXperience Platform)를 개발했다. CXP는 각 기업이 챗GPT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업무에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AI 플랫폼이다. 공개된 AI 모델을 각 기업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하고 이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AI 시대에 기업의 고민은 챗GPT나 구글의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할 것인지, 아니면 활용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AI 모델을 자체 개발하는 것보다 현재 이용 가능한 AI 모델을 바탕으로 각 기업의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 여기에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도 기업에는 효율성이 떨어진다. 기업이 활동하는 섹터의 데이터를 가지고 학습하고 이를 업무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오는 이유다. 

 
김민준 랭코드 대표.[사진 신인섭 기자]


기업 내부 형식에 맞는 보고서 작성 기능 선보여 

랭코드는 기업이 AI 모델을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바로 각 기업이 가지고 있는 문서나 영상, 이미지 등의 내부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업무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다. “기업 내부에 있는 데이터는 신뢰도가 높다. 이 데이터를 중심으로 학습하고 업무를 할 때 AI를 통해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CXP다”고 설명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식의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고, 영어·독일어·프랑스어 등 13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시작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각 기업의 데이터와 문서가 실시간으로 연결돼 있어 CXP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많은 AI 솔루션은 초기에 도입할 때 데이터 수집 및 정제 과정에서 1~3개월가량이 필요하고 업무에 적용할 때도 데이터의 정제 작업이 필요해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이에 반해 랭코드 CXP는 데이터 연동과 통합 등이 자동화되어 다양한 유형의 문서와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간단한 사용자경험(UI)으로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 1주일 이내에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AI봇을 만들고 적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특성과 비즈니스에 맞는 AI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클라이언트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등의 글로벌 기업부터 NH농협은행·세븐일레븐·kotra 등 금융부터 제조업 및 공공기관까지 20여개가 넘는 곳에서 CXP를 활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서 기업의 임직원들이 들으면 ‘혹’할 수밖에 없는 ‘보고서 작성’ 기능도 선보였다. 기업에서 일하는 이들이라면 매일 보고서와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기업 활동은 대부분 보고서의 형태로 만들어지게 된다. 보고서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야만 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거나 혹은 제품 출시를 다음으로 미뤄야 한다 등의 결정은 기업이 하지만 자료 수집과 분석은 AI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AI에 돈 버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대신 기업의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것은 AI가 더 잘한다”면서 “기업 보고서 작성 기능은 PPT로도 가능하고 기업 내부에서 사용하는 문서 형식에 맞춰서 작성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3명으로 시작해 어느덧 20여명의 구성원이 일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중 15명 정도가 엔지니어로 ‘모든 이들이 자신만의 AI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AI 민주화’라는 목표를 위해 여전히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창업 후 SNU 더 비기닝 창업대회 수상을 시작으로 2021년 TIPS 및 연계사업에 선정됐고, 서울대기술지주로부터 시드 단계의 2억원을 투자 받으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IBK 1st Lab 4기(2022년 8월) 선정,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상(2022년 12월) 수상, 마이크로소프트 추천으로 2023년 4월 미국 경제사절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신용보증기금 퍼스트펭귄 선정(2023년 12월),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상(2023년 12월) 등을 수상했고, 벤츠의 추천으로 지난 2월에는 독일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스타트업 전시회 비바 테크놀로지에 한국관 대표기업으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올렸다.  

랭코드는 기업 고객을 위한 서비스 고도화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올해는 유럽 시장 진출을 가시화하는 데 주력하며 글로벌 확장을 위한 준비 작업 중이다. 김 대표는 “내년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5’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2025’에 참가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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